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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비지령] 폭탄제거작전 2

1999.10.18.월요일
엽기영화감독 반팔

* 지난 줄거리

내 이름은 성진(
性眞)..
나의 직업은 인터폴 산하 비밀 조직인 A.B.C
(Anti-Bomb Community)의  인간폭탄제거반
(
人間爆彈除去班) 소속 정예요원이다.
내 임무는 전세계를 발기불능의 상태로 전락시키려는
Miss. BOMB의 거대한 음모에 맞서는 것이다.

 

나는 전임자인 철인69호의 뒤를 이어 한국으로 배치받게
되어 본격적인 임무수행에 들어가게 된다..

 
 

이 곳은 참 희한 곳이다..
거의 모두가 같은 생각..같은 행동을 한다..
애국심..뭐 이딴 것들만 끼어들게 되면 거품을 물고
모든 것들은 유행에 따라 강요된다..
만약 다르다고 생각되어지면 사정없이 공격을 받는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폭탄들을 쉽게 사회속에 침투하여
암약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들은 보구, 엘루 등의 폭탄
자체소식지를 통해 <삼단변신 화장술>, <유행의상 코디술>
등을 연마하여 한반도내에 강고한 기반과 폭넓은 지뢰
지대를 양산하고 있었다.

 

폭탄들은 자신들의 신분을 은폐코자 <페라가모(閉裸加毛)>
라는
神秘의 의복을 착용하는 고급변장술을 구사하였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한 가지 약점이 있었으니, 폭탄조직의
정조직원임을 상징하는 문신인 기미, 주근깨, 잡티등이
안면부에 자리잡구 있다는 점이었다.

 

폭탄들은 이러한 문신을 감추기 위해 18단계의 정교한
피부보정 메이크업을 시술하고, 직사광선을 피해 주로 저녁
시간부터 활동을 하는 특징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폭탄처리의 큰 장애는 이들 폭탄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이 신촌, 강남역등 인구밀도가 비교적 높은 곳
이라는 점이었다. 나는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들을
오지에 격리한 후 뇌관을 점화하여 강제폭발시키는 방법을
사용키로 했다.

 

따라서 나도 <띠띠방방 야타족(夜陀族)>으로 변신할 수
밖에 없었다. 폭탄의 등급이 높을수록 베엠베나 포르세 등
고급 교통수단을 선호하기 때문에 야타족으로의 변신은
불가피하였다. 수질이 우수한 나이트에 배회하며 호시탐탐
오폐수 방류를 시도하는 이들이 주타겟이었다.

 

이들을 유인하여, 양수리나 양평 등 대중교통의 접근이 불가능한
지점에서 <내려놓고 토까기(
土假技)>라는 환경친화적 폭탄해체
기술을 사용하였다.

 

폭주하는 폭탄제거청탁과 많은 작업량으로 고된 시간이었지만,
한반도 수질환경개선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으로 버틸 수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의 업무처리에 대해 본부에 아래와 같은  중간보고를
보내었다.

 

 




 
 

폭탄 처리 실적 중간 보고서 -

 

 

 

 




 
 

S여대 음대 날라리

 

- 분류: 건방과다증 인명살상용 대인지뢰
- 특이사항: 알콜 과다복용으로 인한 지방간 초기 증세,  똥꼬치마에 짙은 분장, 나이트 웨이터랑 호형호제, 취미는 쇼핑
- 조치: 본인의 필살기인‘갈구기(
技)’를 이용, 혈도를 봉한 뒤 연락을 씹어 무공을 폐함

 

 뉴욕 맨하탄 수입 오렌지 양과 시녀

 

- 분류: 배금주의성 공대공 미사일
- 특이사항: 외제차 소유, 그녀를 뜯어먹고 사는 시녀 다수 보유
- 조치: 시녀 한명에 뇌관 장착후 기폭장치 점화, 장렬히 산화

 

 머델라인, 乙

 

- 분류: 화장빨형 시한 폭탄
- 특이사항: 아침이 되면 괴물로 변함
- 조치: 먹튀

 

 스넥 CF모델

 

- 분류: 끈질김성 발목지뢰
- 특이사항: 두개골 공허증, 썰렁함의 대가
- 조치: 방위라 속이고 잠적

 

 슈퍼모델 A양

 

- 분류: 허영과다형 철갑탄
- 특이사항: 심각한 두개골 공허증, 무식함의 대가(
大家), 결혼이 인생의 목표
- 조치: 본인의 신공 무관심(
)을 구사, 굴복을 받아냄

 

 S여대 의상학과

 

- 분류: 대두형 전술핵
- 특이사항: 짧은 사지, 거울 왜곡형 공주 착각증 감염
- 조치: 자택에 뺀찌배달

 

 P여대 무용과

 

- 분류: 성적문란형 대포동 미사일
- 특이사항: 알콜성 껄떡증 말기 투병중
- 조치: 가짜 전화번호 유출 후 도주

 

 S대 음대

 

- 분류: 기골장대형 ICBM(대륙간 탄도탄)
- 조치: 머리에 라이터를 갖다댄후 심지 어딨어..?

 

 

 

 
이상과 같은 보고서를 본부에 송부한 뒤 난 우리 조직의
올해의 선수상인 변강새 특별상을 수상받았다.

그후 나는 불타는 사명감으로 한반도 최고의 폭탄창고’라
불리우는 통신에 급기야 진출하기로 결정하였는데..

 
 

내가 요원 OA교육을 받을때의 일이다..
채팅 요령론을 강의하던 한국인 강사는 내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없다...

공감각적으로 요란하게 꾸민 아이디나 특수문자를 쓰는 자들을
유심히 살펴보라 했다...

 

특히 이곳에는 농축우라늄상태로 차후 강력한 핵폭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농후한 깻잎머리 고삐리(
介入頭 高肥吏)
들이 상당수 포진하고 있어 신중한 접근을 할 것을 당부했었다.

 
 

처음 대화방으로 들어간 뒤 방제목을 훑어 보았다..

 

「 과부마을..허벅지 찌르기는 이제 그만..」

 

이런 방은 피해야 한다는 내 본능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고추밭 비밀얘기(남강퇴)」,
「막주는 년의 발정난 하루..(잠수가능)」

 

들어가지 않아도 수준은 알 듯했다..
야밤에 할일없이 방구석에 앉아 컴퓨터나 쳐다보는 킹카는 없을테니..
결국 내가 방을 만들기로 했다.. 평범한 걸로..

 

「가진 건 돈밖에..」

 

한 여인이 들어왔다.. 아름공주라 했다.. 쯔쯔..
내 할일이 생긴 것같다.. 자신을 스튜어디스(*) 시험 준비중
이라고 소개했다.자신을 귀찮게 하는 무리들이 많아 밖에
나가기가 두렵다 했다..

 

 




 
* 편집자) 비행기 승무원의 경우 외모는 그다지 떨어지는 사람도 없지만.. 출중한 킹카도 없다.. 예전엔 생활이 어려운 시절이라 비행기 승무원이라 하면 사람들은 조금의 환상을 가졌었지만 비행기를 왠만하면 탈 수 있는 현재에는 그런 환상도 많이 깨어졌다 실제로 그들은 힘든 육체노동자이다..

 

 

 

 

 

 

직접 만나 그녀를 보니 과연 밖을 나갈 수 없을만 했다..
기골이 장대하고 내 두배는 될 듯한 머리.. 솥뚜껑만한 손..
80년대 세계 여자농구계를 평정한 중국대표팀 진월방이
환생한 듯했다. 과연 그녀가 비행기를 타면 뜰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불현듯 머리에 스쳤다.

 

 

그녀의 외모만 보아서는 대단한 핵폭탄임이 분명하였다..
한국은 국가적으로는 NPT(*)조약국으로 비핵보유국으로
알고 있었으나 개개인마다..동네방네..핵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 편집자)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 핵보유국이 비핵보유국에 대해 핵무기를 제공하거나 비핵보유국이 새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목적으로 68년 워싱턴 런던 모스크바에서 조인된 조약. 한국은 75년 가입하였으며 한국은 잠재 핵보유국으로 분류됨.

 

 

 

 

 

그녀의 위용에 긴장감이 밀려와 콧구멍이 발씸거렸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내 앞에 버티고 선 대갈마녀에게
신속히 폭탄판별법 제1호(*)를 실시하였다..

 

 

 

 

 

 

 

 

* 편집자) 폭탄판별법 제1호 - 자격지심(自激之心)을 이용한 판별법

판별할 상대에게 넌저시 말을 건넨다. 너 폭탄이지..?

킹카의 반응.. 파안대소 후 하하..재밌어..나 폭탄맞어..
주변인의 반응.. 파안대소 후 핫핫..대단한 조크여..

 

평범인의 반응.. 얼굴을 약간 찡그리며 오옹...나 폭탄아냐..
주변인의 반응.. 일순 긴장하지만 이내 미소를 띄우며
야..평범아..농담도 못하니..?

 

폭탄의 반응.. 뚜껑이 열리며 입에서 불을 뿜는다
무엇이라고라..? 크허허헉~ 니 무덤을 니가 파는구마..

 

주변인의 반응.. 사색이 되며..할말을 잊는다..
정도에 따라서는 귀가를 서두르는 경우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폭탄은 맹렬한 폭음을 내며 폭발했다..
이 커다란 핵폭발은 커다란 검은 뭉게구름과 후폭풍으로
반경 1km이내의 모든 인명의 시신경을 마비시킬 정도였다.

 

 

생각보다 쎈데..

 

 

언제나 내 길이 멀고도 험함을 안다..
하지만 내 임무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한시도 쉴 수 없다..
오늘도 얼굴을 스치는 서울의 밤공기는 신선하고..
언제나처럼 매스미디어에서 들리는 목청 큰 파시스트의
외침이 도시 곳곳으로 스며들고 있다..

 

 

 

 

 

 

 

- 딴지엽기감독 반팔 ( banpal@sams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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