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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1.2.월

딴지 텍사스 단독 기자(미아리 아님)



참 알려줄 게 많다.. 본지 편집부는 세상에 이토록 알려줄 게 많다는데에 새삼 경이로움을 느낀다.. 더구나 오로지 본지만이 이 세상에 알릴 수 있는 사실들이 어쩜 이리도 많단 말인가..

도대체 그동안 한국의 언론들은 이렇게 알려줄 게 많은데 모하고 있었단 말인가. 씨바.. 그나마 본지가 탄생해서 다행이지 하마트면 이런 거 다 모르고 살 뻔 했다.. 클날뻔 했다..


자 오늘도 또 그 어떤 언론도 다루지 않았던 놀라운 사실들을 졸라 알려주마..





미국은 과학이 발달해서 머든지 가능타. 시중에 나도는 무서븐 소문에 의하면, 미국내에서는 손만 잡아도 애를 낳는단다. 실제 본기자의 친구가 결혼한 지 5개월만에 미국으로 유학을 오자마자, 애를 그것도 쌍둥이를 쑤욱 하고 나았는데, 이 요자 왈, " 오빠랑 미국 오는 비행기안 에서 손 딱 두번 밖에 않 잡았어. 진짜야~ "


씨바 바뜨 미국 와서 손은 물론이고 뽀뽀도 해 본 적이 있는 본기자는 지금 애는 커녕, 애인도 하나없어, 허벅지는 물론이거니와 아파트의 벽을 Book Book 졸라 학구적으로 긁어도 아무런 과학의 해택을 못 누리고 있다. 이런걸 학계에서는 "과학의 사각 지대"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렇듯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 미국에서도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 대표적인 곳을 찍으라면, 기자는 후장의 깊숙한 곳까지 힘 줘가며 화장실을 찍고 싶다. 이 미국의 화장실로 말미암아 수많은 한국 유학생들이 힘 줄때 힘 못줘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지고, 그로 인해 말 못하는 정신적, 육체적 타격까지 받고 있다. 베리 배드하다.


원래 화장실이라는 곳이 한국적인 정서로 본다면, 아담 싸이즈로 자신만이 쭈그리고 앉아 안락한 밀폐감과 다른 세계와 차단된 그런 느낌을 누릴 수 있는 좁은 공간이어야 한다. 바트, 미국은 그게 그렇지가 않은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럼 이제 부터 미국 화장실의 문제점과 그로 말미암은 피해 사례들을 심층 분석해 보자. (: 여기서 화장실이라 함은 오로지 앉아서 힘 주는 밀폐공간만을 말함을 미리 밝혀둔다)


 화장실이 우리집 안방보다 큰 경우


땅떵이가 넓은 미국이라 화장실도 웬만한 한국가정의 안방보다 넓은 경우가 있다. 좀 뻥을 치자면, 한국의 지하철 역에 있는 화장실의 10배라고 나 할까. 그 구조 또한 졸라 럭저리어스하다. 세면대, 얼라들 귀저기 가는 선반, 그리고 한국 표준신장을 가진 남성 6명은 누움직한 공간, 마지막으로 그 공간의 한쪽 구석에 허였게 매달려 있는 변기…


도저히 안 나온다. 우선 이런 광활하고 허허한 공간에서는 왠지 바지를 까기가 부끄러울 때가 많다고들 토로한다. 누가 ? 한국 유학생들이.. 타이트하게 밀폐된 공간에 익숙해 있는 한국인으로서는 이런 곳에 앉으면 운동장 한 가운데 변기 세우고 앉은 기분이라 심리적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아무리 힘줘도 영 feel이 안 온다는 것이다. 이럴 때 대부분의 경우 좀더 좁은 화장실로 옮겨다녀,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메뚜기 용변"이 유행하고 있다.


화장실이 이렇게 큰 것은 바로 장애인을 위한 배려라는 것이, 20년간 줄창 대학 화장실 바닥만 닦아 온 베테랑 제니터(한국말로 하면 청소부)의 귀뜸이다.


 화장실이 우리집 안방 보다 큰데, 문에 문걸이가 없는 경우


뭐…  화장실이 커도 쫌 살다 보면 익숙해 진다. 나중에는 거 힘주러 가는 게 아니라 머리 감으로 갈 때도 있다... 진짜다... 귀저기 가는 선반 ? 피곤할 땐 침대로 보인다.


하지만 간혹 문걸이가 없을 때가 있어 한국인들을 졸라 황당하게 하는 수가 있다. 이 경우, 일단 눠야되냐 말아야되냐 하는 생각은 뒤루 제껴 두고, 문을 걸 여러가지 방법부터 생각하게 된다. 가져 간 책가방을 앞에 놓아 보기도 하고, 문 사이에 두꺼운 종이를 껴 보기도 하고..


물론 대부분은 워낙 사안이 시급한 경우가 많은지라 생각할 겨를도 없이 걍 들어가 까고, 떨썩 앉아 힘 줘버린다. 그러다 가끔은 노크도 안 해고 무장적 문을 열어 재끼는 인간과 부적절한 접촉( inappropriate contact )을 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집에 앉아 있다가도 문 열리는 소리만 들어도 경끼를 일으키는 유학생들이 있다는 가슴아픈 이야기가 유학생들 사이에 떠돌고 있다..


 화장실의 문짝이 아예 없는 경우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화장실의 구조적 측면에서 가장 우리들을 뒤집어 지게 하는 건 문짝이 아예 없을 때이다. 이유는 거 들어 앉아 마약하거나 뭐 하여간 여러가지 범죄의 소굴로 악용될 수 있데나 뭐래나, 즉 security 상의 이유를 드는데... 그래도 그렇다고 화장실의 문짝을 아예 다 들어내 버리는 이런 사악한 만행은 한국인인 본기자로서는 도무지 용납하기 힘든 부분이다.


필자가 잠시 학부를 다녔었던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 - Champaign의 학생회관 지하화장실엔 문짝이 하나도 달려 있지 않았었다. 그래서 거 들어가면, 떡대 좋은 검은신 분도 앉아 계시고, 약간 검게 그을리신 분, 누런 분, 허연 분 등등 다양한 새깔의 인종들이 일렬로 또로로록 앉아 힘을 주는 희한한 광경을 연출하곤 했다.


그 당시, 몇몇 유학생들이 당시까지만 해도 별루 보편화 되지 않고 있던 "메뚜기 용변"기술을 시도하는 도중 찔끔찔끔 소량의 변을 빤스에 방출하는 사태를 맞이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이런 아픈 사연에 대해서는 서로서로가 침묵으로 일관했지만 나는 안다... 왜냐믄… 나도 그 중 하나였걸랑...


 체형에 안 맞는 변기


씨바.. 좋타.. 다 용서 한다. 가끔 한국형 화장실을 찾아 헤메다 빤스에 오점을 남겨도 그러려니 하고 몸 한번 부르르 떨고 용서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용서가 절대 안 되는게 있다. 바루 체형에 안 맞는 변기이다.


변기는 과학이다.


원래 힘을 주기 가장 편한 자세가 발이 완전히 땅에 닿아 있을 때인데, 본기자의 키가 176Cm로 한국 남자의 표준임을 자부하나, 이노무 변기에 앉으면 발끝만 살짝 땅에 닿는다. 힘 주려면 까치발하고 엉덩이 끝부분만 걸친  상태로 작업에 임해야 하는데... 이 자세로 힘이 줘 지겠는가.


설령 힘을 준다손 치더라도, 엉덩이가 변기에서 사알짝 떠 있는 간이 공중부양 자세가 되는데, 장시간 힘을 줄 시 다리가 저려오고, 근육이 마비되는 듯한 고통을 수반하게 된다. 이래가지고 변이 나오겠는가 말이다.


이렇게 엉덩이의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 낙하하는 변의 에너지는 E=mgh로 무게와 높이에 좌우된다 ) 낙하한 변이 수면과 접촉할 때 발생하는 파편의 양이 한국형보다 많을 수 밖에 없고, 그 파편의 일부가 튀어올라 엉덩이나 빤스에까지 이르는 변태(便苔: 변이 엉덩이에 이끼처럼 달라붙는) 사태가 한국형 화장실에 비해 자주 발생할 수 밖에 없게 되어 있다.


또 한국형 히프짝의 크기가 아무래도 양넘들보다 왜소하다보니 엉덩이와 변기커버가 완전밀착되지 않고 틈이 벌어지게 되어 있는데, 이 틈으로 튀어오른 변 파편이 절묘하게 날아 상의에까지 들어붙는 진짜 더러븐 경우까지 발생한다. 이런 케이스가 발생하면 정말 미국에 온 것을 후회하며 자괴감에 빠지는 유학생이 한둘이 아닌 걸로 한국유학생협회 관계자는 밝히고 있다.


 


이런 야만적인 화장실 행정에 치를 떨며, 하루 빨리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화장실 건립대책을 미정부에 촉구하는 바이다. 이런 미개한 과학의 사각지대가 한 청춘 바쳐 공부 함 해보겠다고 이역만리에 날아와 쌍코피 터져가며 노력하고 있는 울나라 유학생들 가슴에 못박는 일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졸라 외쳐본다. 아울러 이런 화장실 땜에 갖가지 말 못할 변을 당한 유학생 동지들에게 이기사를 빌어 심심한 위로를 보내는 바이다.


다만, 도대체 어디서 그렇게 많은 돈이 났는지 맨날 술 쳐먹고 도박하고 여자 후리는 걸로만 24시간을 보내는 극히 일부 무늬만 유학생넘들은 제발 미국화장실에 수장되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 바이다. 이상.



 


- 딴지 텍사스 단독 기자(미아리 아님)
sukjoo@ee.tam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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