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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1.2.월

딴지과학부 엽기애정행각 파트 기자 이드니아 콘체론



이제 우리도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애정행각의 지침서가 시급히 마련되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어그래씨브하고 진보된 애정행각의 한 형태인 헌팅과 관련한 세계최초의 엽기보고서에 이어, 이번에는 그 세부기술에 관한 메뉴얼이 본지의 엽기과학부 애정행각 파트의 기자 이드니아 콘체른과 그 일당에 의해 또 다시 지금 현재도 작성되고 있다. 


너무도 방대한 데이타로 인해 현재 1부까지만 진행된 이 보고서가 완성되는 순간, 더 이상의 헌팅보고서는 지구상에 존재할 수 엄쓸 것임을 선언하는 바이다.


( 주의 : 본 기사를 읽기 전, 지난 보고서 < 헌팅의 조건과 가능성>를 보지 못하신 분들은 반드시 먼저 읽으시기 바란다. )





어느새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왔다. 조금있으면 낙엽들도 하나 둘 떨어질거고 가을비도 몇번 내리고... 그리고는 곧 겨울이 온다. 겨울... 앤 없는 분들께는 졸라 비참한 계절이다.


"앤있는 넘들은 크리스마스때 올나이트하구 연말에 망년회 핑계로 1박2일 놀러가겠지... 쒸바할..." 하구 벌써부터 낙심하여 발기불능이신 분들이 한둘 아닐 것이다.


뭐 있으믄 좋고 아니믄 말지 머 라구 스스로를 위안하며 태연한듯 지내왔던 분들조차 쌀쌀해지는 날씨를 몸으로 느끼며 추위보다 더욱 절절한 외로움에 몸을 떤다. 글타. 겨울에 옆구리를 따시게 해줄 앤의 존재는 모피코트나 가죽점퍼보다 더욱 급하다.


이미 사태의 심각성을 오래전부터 간파했었던 본기자는 이따구 국민화합을 해치는 사회적 혼돈현상을 더이상 방치할수 없다고 결심하여 헌팅실험을 통해 "자신감만 있으믄 헌팅 된다"를 졸라 역설한 바 있다.


허나... 이기 우찌된 일인가... 본기자에게 하루가 멀다하고 밀려드는 멜들은 성공담보다는 대부분 비참한 실패의 푸념들 뿐이었다. 아무리 자신감을 가지고 얼굴에 철판깔아 시도해봐도 실패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졸라 쪽만 팔았다며 앞으로 고개들고 못 다닐거 같으니 얼굴 가릴 보자기라도 하나 사달라 등 왜 하필 거기인지는 모르겠으나 남산공원 케이블카 탑승장 아래에서 본기자를 강간해 버리겠다는 등 심지어는 남자라도 상관없으니 본기자가 대신 자신의 앤을 해달라는 등(씨바)의 엽기적인 협박성 멜까지 점차 늘고있는 추세였다.


바뜨... 본기자는 이 험악한 암에푸시대에 내 묵꼬 사는 것도 바쁜데 우째 남 애인까지 챙기겠냐고... 상관하지 않겠다고 굳은 결심을 한 후 랄라라 생업에만 종사하던 어느날 밤, 총수님으로부터 다급한 한통의 밀서를 받게 되었다. 잠시 밀서의 내용을 들여다보도록 하자.







친애하는 엽기연애부 기자에게...
그렇슴다. 21세기 명랑사회 구현은 이토록 힘든 것임다.
(중략...)

요거 한번 고민해보시기 바람.



" 맘에드는 뇬넘을 만났을때... 도대체 무슨 말로 그 넘뇬들을 후릴것인가... "


미국넘들은 이런 말을 pickup line이라고 함. 그니까 건지기 위해 최초로 던지는 한마디 말 뭐 이런 뜻임. 울나라 pickup line의 새 전형을 제시한다... 뭐 이런 주제로 나갈수 있겠음. 지난 번 기사에서도 도대체 무슨 말로 후릴 것인가.. 이 부분이 약했음. 재료들과 함께 고민하여 유형별로 실험할 수 있을 것이라 봄. 요번 기사 성공하면 이 부분에 국내최고 권위자로 나설수 있다고 봄. 기대 졸라 큼. 요 기획기사는 귀하와 그 일당이 아니면 할수 엄따고 봄. 이상.


- 딴지총수


아아... 이것은 대학시절 총장님 친서 (학사경고)를 받았을때, 모기업 말단사원할때 회장님하고 악수했을 때 이후로 처음있는 가문의 영광이요 자랑이었다. 씨바... 아무리 생업이 바쁘다고 해도 어찌 일개 기자눔으로서 총수님의 친서를 무시하랴...


때문에 겨울이 오기전에 앤 하나 만들어보겠다구 이리기웃 저리기웃하며 헤매다니던 본기자는 일단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방구석에 틀어박힌 채 머리 쥐싸매고 식음을 전폐하며 어떻게하면 실험을 졸라 체계적이며 과학적으로 해낼 것인가에 대해 집중 연구해보았다. 또한 도대체 울나라 남성분들이 초면에 뭔말을 했길래 이토록 성공률이 낮았을까에 대해서도 졸라 고민해 마지않았다.


그리고 그 결과, 첫 접근시 대부분의 남자넘들은 주저주저하며 다가가 꾸벅 인사하구 삐질삐질 차나 한잔... 이따구 쌍팔년도 수법을 쓰다가 퇴짜를 맞았을거라고 잠정적 결론을 내렸다. 씨바... 철판만 깔았다구 헌팅이 다 되는것은 아니다.


헌팅은 철저한 준비와 시나리오가 뒷받침되어야만 하는 단군이후 최고 난이도의 졸라 머리아픈 정신노동인 것이다. 근데 이런 거국적 프로젝트를 실행함에 있어 아직까지도 울나라 뇬넘분들의 두뇌가 "차한잔" 밖에 생각해내지 못했다니... 본기자 졸라 난감했다. 밥상 차려줬으면 됐지 떠먹여주기까지 해야한단 말인가.


어쨋든, 또한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버린 본기자. 즉각 전화통을 붙잡고 비상대책위의 소집에 들어갔다. 바야흐로 또 한번의 거국적인 실험이 시작되려 하는 것이다...


 









1998년 10월 9일 저녁 8시

본기자의 긴급 소집명령을 받은 뒤, 뭐 좋은거 주나보다하고 똥꼬털 휘날리게 졸라 달려온 4명의 재료들. 일단 재료들과 본 기자의 최근 근황을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지난 보고서와 연결하여 각 재료들의 이름을 기억해 주시면 앞으로 보고서 탐독에도 도움이 되겠다. (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협박을 받았다. 이번에는 안 실어주면 본기자를 두세차례 강간한 후 홀딱 벗겨서 홍대정문 앞에 던져버리겠다는 사상초유의 무시무시한 협박을 받았다. )


 강혁민 : 저번 실험때 유유히 함께 사라졌던 그 여인과 목하 앤 진행 중이며 지말로는 결혼할거라구 한다. 허나 놈의 여성편력을 익히 잘 알고있는 일행은 채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가혹한 사타구니 진동하기 린치를 가하여 발기불능의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아직까지도 자신은 전직모델이었다는 구라를 멈추지 않는 정말 장래가 걱정되는 인간.


 김필승 : 예상대로 저번 실험 후 자유로에서 230까지 밟아봤으나 함께 있던 여성 중 한분이 울며불며 세워달라구 난리치는 바람에 300의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고 한다. 그래서 대신 자신의 애마 마티주를 개조하여 300의 벽을 넘어보겠다고 떠들고 다녔으나 본기자가 " 히떡 디비진 마티주 (딴지 6호) "를 보여주자 일방도로에서도 절대 후진하지 않겠다는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들 중 한 명과 현재 앤 진행중.


 본기자 : 얼마 전 이뤄질 수 없는 연상의 여인을 만나 며칠동안 식음을 전폐한 시체생활을 해왔으나 현재는 어느정도 회복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잠자리에서는 가끔 눈을 뒤집어까며 "누님! 누나!"를 외치는 가련한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앤 없으나 추진 중.


 최의정 : 젤 잘 나가고 있는 넘. 말빨 하나로 저번 실험을 모두 성공해버린 재료답게 현재 두 명의 여성분들과 양다리 연애를 하구있으며 이번 실험에서 또 한번 엄청난 반향을 일으킬것으로 기대되는 재료다. 부럽다.


 김영섭 : 아직까지도 자신이 5번인 것을 모르는 가련하기 짝이없는 재료. 허나 그의 참담한 처지를 이해한 주변세력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소개팅을 주선해주고 있어 어찌보면 가장 행복한 재료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주제파악도 못한 채 왠만큼 괜찮은 여성분들조차도 이것저것 맘에 안든다는 이유를 대며 튕겨버리고 있어 현재 앤은 없다. 아마 평생 가도 없을듯 하다.


선물이랍시고 재료들이 싸들고 온 양파링을 씹으며 본기자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만약 우리들이 이 사태를 방치해버린다면 앤 없는 대한민국 남자넘들은 이번 겨울을 졸라 추위에 떨며 보낼것이요, 글케되면 하루가 멀다하고 골목길에서 술에 떡이된 채 동사한 시체들을 보게될 지도 모르며, 이는 곧 암에푸를 이겨야하는 작금의 울나라 경제회복에 커다란 방해요소가 될것이라는 졸라 리얼리티한 설명에 재료들은 입을 다물지 못하며 비통해 했다.


 



본기자 : ... 해서 다시 한번 헌팅실험을 시도하도록 하겠다. 의견 있냐?
필승 : 음... 다 좋은데.. 근데 굳이 다시 할 필요가 있는거냐? 내 생각에는 저번하고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되는걸... 글구 파이어버드도 다시 빌려야 하자나 ? (흘끔흘끔 영섭군의 눈치를 살피며) 나야 좋지만 영섭이가 눈치 보이지 않을까?
본기자 : 이번 실험은 그 목적이 다르지. 저번에는 어떤 조건을 갖춰야 헌팅이 되나 였지만 이번에는 첫 접근시 어떤말을 해야 호감을 갖는가에 중점을 둔다. 따라서 말빨만 있으믄 된다. 파이어버드는 필요 없지.
필승 : 음... 그러냐.. 아쉽군...
혁민 : 그럼 실험은 어디서 하는거냐?
본기자 : 일단 인원이 5명이니 5군데의 장소를 선정했다. 2호선 지하철, 딥따 큰 서점, 아무데나 길거리, 분위기 좋은 커피숍, 그리고... 나이트다.
혁민, 필승, 의정, 영섭 : 무어라? 나이트으?
본기자 : 글타. 헌팅이 성공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장소로 사료되기땜시 넣었다.
의정 : 나이트라... 좋아좋아... 그럼 우리는 뭘하면 되는거냐?
본기자 : 일단 배역을 정해주도록 하겠다. 머리들 모아봐라.


화합과 단결이라곤 눈꼽만치도 찾아볼 수 없는 일행들은 장장 2시간에 걸친 토론과 욕설과 구타 후에야 비로소 다음과 같은 5가지의 만족된 회의결과를 얻은 후 돌아갈 수 있었다.


 먼저 장소별 대상선정 - 가장 극심한 서로간의 구타가 이뤄졌던 부분이었으나 본기자의 졸라 용감한 희생정신으로 무사히 정해질수 있었다.

 혁민재료 - 인정하기는 싫으나 일행중 젤 뻔대가 났던 이유로 가장 희박한 확률을 자랑하는 서점을 맡기로 하였다. 처음엔 넘의 반발이 대단히 심하였으나 "잘생긴 넘이 해야 그나마 성공하지 우리같은 군상들이 시도했다간 실험 망친다"라고 비행기 태워주자 실실 웃으며 승락하였다.


 필승재료 - 그나마 일행중 유일하게 용돈이 풍족했던 관계로 지맘대로 나이트를 맡았다. 이에 항거하여 창문으로 뛰어내리겠다는 의정군의 공갈이 있었으나 나이트 실험시 술 한잔 산다는 필승군의 근엄한 한마디에 얌전히 주저앉았다.


 본기자 - 아무도 맡지 않으려 했던 길거리 맡았다. 보나마나 실패할꺼라는, 넘들의 동정어린 눈동자가 싫다. 씨바...


 의정재료 - 가장 기대되며 가장 말빨이 끝내주는 이유로 분위기좋은 커피숍을 맡았다. 이 넘이 정말 미친 척하고 대한민국 여자란 여자는 죄다 후려내면 어쩌지... 일행은 내심 걱정되지 않을수 없다.


 영섭재료 - 회의 시작전부터 자신을 꼭 지하철로 해달라는 강력한 술주정이 있었기땜시 지맘대로 하라고 지하철에 넣었다. 회심의 미소를 짓는 영섭...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불안했다.


 개인별 최초 접근법은 일단 기본 3가지로 잡았다. 이에 따라 한사람당 3회의 헌팅시도가 이루어지며 대상의 선정은 지맘대로 하기루 했다.



 엽기형 - 엽기적인 행동이나 말투, 혹은 터프하거나 쇼킹한 행동 및 대사가 포함된다.
 로맨스형 - 분위기에 맞춰 낭만적이거나 예술적인 행동 및 대사를 포함한다
 애교비굴형 - 자존심 다 버리고 살살 애교를 떨거나 비굴하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행동이나 대사를 포함한다. 이밖에도 꼭 지가 해야겠다고 발악하는 방법이 있으믄 그냥 냅두기로 했다.


 자금은 각자가 맡은 분야에서 자비를 지출하며 실험을 관람하는 타 인원들의 자금도 보조해줘야 한다. 필승군의 경우 나이트라 엄청난 지출이 예상되었으나 ... 남의 일인지라... 모두들 조용히 먼산만 봤다.


 이번 실험에서는 헌팅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알아서 빠져 나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자율에 맡기는만큼 핸드폰 때리기나 앞질러가서 조디후리기 따위는 없겠으나 심각한 배신행위가 보일경우 그 넘은 당장에 손톱깎기등의 소도구를 이용한 집단린치를 가하기로 하였다.


 실험시작은 토요일 오후 3시. 서점을 시작으로 지하철, 길거리, 커피숍, 나이트 순으로 실험을 진행하되 자기 실험이 끝났다고 먼저 가겠다거나 씨알도 안먹히는 핑계따위를 대며 앤 만나러 가려는 넘은 필승군의 마티주 트렁크에 감금해버리기로 했다. 또한 자기가 앤 있다구해서 졸라 무성의하게 실험에 임했다가는 그들의 비리를 앤에게 다 꼰질러버리는수가 있으니 알아서 조심하라는 본기자의 간단한 연설이 있었다.


재료넘들이 돌아가고 난 후... 본기자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이빨 닦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낼은 꼭 앤 만들어야지... 두근두근...










1998년 10월 10일 오후 1시

본기자의 자택에 모인 일행들. 지들 나름대로 졸라 신경쓴 흔적이 역력했다. 특히 영섭군은 때아닌 가죽잠바떼기를 입고나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졸라 자괴감이 들게 만들었으나 우쨌던 그런 넘이기땜시 냅뒀다. 간단하게 라면 10개로 점심을 때운후 일행은 첫번째 실험장소인 교보문고로 가기위해 집을 나섰다.



본기자 : 혁민아. 많이 생각좀 해봤냐?
혁민 : 글타. 나름대로 최대한 머리를 쥐어짜봤다. 성공을 보장하겠다.
의정 : 그러냐...잘됐으면 좋겠군...
영섭 : 야! 근데 내 복장 어떠냐? 너무 더워보이지 않냐?
일행 : (알면서 묻냐 씨바야...) 아니...뭐 별로...


버스를 타고 마침내 교보문고에 도착한 일행. 한국사람이 책 안읽기로 유명하다는 말은 구라인듯 서점에는 졸라 많은 인파가 와글거렸다. 실험을 시작하기 전에 잠시 아날로그판 책으로 나와버린 본지를 숙독하던 중... 마침내 혁민군의 날카로운 눈에 첫번째 타겟이 잡혔다. 일행과 마찬가지로 본지 아날로그판을 보구있던 아리따운 한 처녀... 모두들 긴장하여 꼴깍꼴깍 침을 삼켜댔다.



일행 : 혁민아... 믿는다.
혁민 : 오케.


보무도 당당하게 처녀옆으로 다가간 혁민군. 드뎌 첫번째의 엽기형 후리기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혁민 : 어?
처녀 : 네?


다음 순간. 일행은 하마트면 그대로 튀어 도망갈뻔 했다. 혁민군이... 처녀의 탱탱한 히프를... 느닷없이 있는 힘껏 쌔려버렸기 때문이었다. 간 크기로 자타가 공인하는 의정군조차 그 순간에는 온몸을 굳힌 채 튀어 달아날 준비를 하는듯 했다. 그리고 그 다음에 이어진 혁민군의 전격 후리기 작전... 리얼함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이때의 상황을 한마디의 편집도 없이 그대로 써보도록 하겠다.



처녀 : (마치 수영장에서 비키니 홀딱 벗겨진듯한 표정으로) 무... 무슨...
혁민 : 아하하~ 죄송해요. 벌레 싫어하시죠? 댁의 히프근처로 아아주 징그럽게 생긴 거미 한놈이 돌아다니는게 보여서요.
처녀 : 넷? 거미...
혁민 : 정말 죄송해요. 많이 아프셨나요?
처녀 : 네... 아뇨... 별로... (여기서부터 처녀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혁민 : 제가 벌레라면 치를 떨거든요. 환경공학을 연구하느라 (지랄... ) 항상 깨끗한것만 찾다보니 (염병... ) 저도 모르게 그만 손이 나가버렸네요.
처녀 : 네, 네에... 그러시군요... ( 여기서 약간 웃음을 보였다. 혹시나 너무 쉽게 성공해버리는것은 아닐까... 일행 졸라 불안했다)
혁민 : 아~ 괜찮다고 말씀은 하셔도 얼굴표정이 별로 안좋은데요. 어떻게 사과를 드려야할지... 정말 죄송합니다.
처녀 : 아니에요. 정말 괜찮아요.
혁민 : 그러세요? 정 그러시다면 제가 용서해드릴테니 부탁 하나만 들어 주실래요?
처녀 : ....예? (처녀는 혼란스러운듯 했다. 누가 누구를 용서한단 말인가.)
혁민 : 지금 책보고 계셨던 걸 보니 뭐 특별한 약속같은 건 없어 보이시는데 혹 시간이 허락하신다면 저랑 콜라라두 한잔 하시지 않을래요?


아아... 역시 23년동안 색기발랄한 연애생활을 추구해왔던 넘 다웠다. 불과 1분만에... 이렇듯 역사는 이루어지고 말았다. 일행은 믿어지지 않는 눈으로 혁민군과 처녀가 콜라 마시러 가는 모습을 멍청히 응시하였고 특히 의정군은 자존심에 대단한 상처를 받은듯 책더미에 몸을 기댄채 눈을 감고 낮게 신음소리를 냈다..



본기자 : 쟤... 지금 성공한거 맞지?
일행 : 응...마자...
본기자 : 너무 쉽다...혹시 저 새끼 페로몬 향수 뿌린거 아닐까?
일행 : 쥐랄... 아닐껄...


이로서 혁민군의 첫시도는 너무나 어이없게 성공해버렸다. 약 5분후, 혁민군은 휘파람을 불며 일행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급한일이 생겨서 그러니 다음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했다며 손바닥에 적어놓은 그 처녀의 연락처를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놈...


새삼 놈에 대한 극심한 존경심이 우러나왔다...


그리고 다음 순간!! 충격에서 미처 회복되지도 않았던 일행을 비웃듯 혁민군의 짧은 외침이 들려왔다.


혁민 : 어? 저기 내 타입이다. 오케. 다시 간다.


그 사이에 두번째 타겟이 발견되었단 말인가? 넘의 머릿속에는 과연 무엇이 들어있단 말인가? 넘에게 헌팅따위는 한낱 장난거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인가? 본기자 정신이 아득해지며 손발이 후둘후둘 떨리는것을 느꼈다.



필승 : 대단한 넘이다...
영섭 : 저번부터 느꼈던거지만... 정말 천부적인 재능이군...
의정 : 이번에도 성공하면 어쩌지? 저 새끼는 로맨스에 강한거 같던데. 어이, 보스(본기자를 말함). 어쩔거냐?
본기자 : 묻지마라...머리 아프다...


일행이 이따구 대사를 지껄이는동안 혁민군은 자신이 찍었다는 두번째 타겟근처에 도착해 있었다. 눈짓을 교환한뒤, 일행은 천천히 그들 주변에 포진하였다. 두번째 처녀는 한눈에 보기에도 부잣집 막내딸같은 인상을 풍겼다. 긴머리에 하얀색 원피스. 손에는 "아버지"라는 몇년 전 엄청난 히트를 쳤던 소설책을 들고 있었다. 드뎌... 로맨스형 후리기가 시작되었다.



혁민 : 어? (이자식은 항상 어로 시작하는듯 싶다)
처녀 : 예?
혁민 : 그 소설...아직도 안 읽어 보셨어요?
처녀 : .... (니가 뭔 상관이야라는듯한 표정이었다. 일행은 내심 쾌재를 불렀다)
혁민 : 한번 사서 읽어보세요. 정말 감동적인 소설이거든요.


처녀는 귀찮다는듯 천천히 자리를 떠버렸다. 본기자 일행은 졸라 깔깔거리고 비웃을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는 상태... 헉! 그런데 혁민이넘의 표정이 아직 자신감에 차 있었다.



혁민 : 혹시요, 댁의 아버님께서 말기 췌장암에 걸리셨다면 어쩌시겠어요? 남은 생은 4개월...
처녀 : (휙 돌아서며 눈에 핏발을 돋구었다) 지금 악담하시는 거에요?
혁민 : 아니요. 그 소설내용이 그런건데요. (이때 아주 천진한 표정이었다)
처녀 : ....


또 다시 자리를 피해버리는 처녀. 일행은 맘속으로 열씨미 처녀를 응원하였다. 잘한다! 씹어라!



혁민 : 그 소설에 보면요, 자신의 아버지가 암에 걸린걸 모르고 함부로 대하던 맏딸이 나오거든요. 그러다 나중에 아버지가 병에 걸린 사실을 알고 울며 후회하는 장면이 나오죠. 그걸 보면서 참 뭉클했어요. 저도 평소때는 집안일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그 책을 읽고나서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건지 조금은 알게됐죠. 참 좋은 책이에요.
처녀 : ....
혁민 : 근데... 그 소설은 나온지 꽤 된걸로 아는데... 아직 안읽어 보셨다니 신기하네요. 꽤 유명했더랬는데.
처녀 : ....
혁민 : 그동안 많이 바쁘셨나봐요? 시집가려고 집에서 신부수업이라도 받으셨나요?


헉! 처녀가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아.. 안돼!



혁민 : 아직 학생이신걸로 보이는데... 미팅하느라 바쁘셨나 보다. 아니면 술마시러 다니느라 ?
처녀 : 저기요... (또 웃었다. 불안에 떠는 일행)
혁민 : 아네. 바쁘셔서 먼저 가시겠다구요? 여자분들은 낯선 남자가 접근하면 대부분 그런 핑계를 댄다구 하죠. 하지만 책읽고 계셨던걸 보니 그다지 바쁘시지 않은것 같은걸요. 틀렸나요?
처녀 : 이보세요...
혁민 : 아아~ 책을 사고 싶으신데 돈이 없으신가 보다. 좋아요. 책사는게 아까우시면 제가 줄거리 다 설명해드릴테니 시간 좀 내주세요. 더불어 커피두 살께요. 네?
처녀 : 그게 아니라...
혁민 : 아! 제가 뭐하는 놈인지 수상하시다구요? 주민등록증 보여드릴까요? 아님 지갑을 통째로 훔쳐가시든지... 어쨋든 전 댁이 맘에 들어서 그냥 보내기 힘들것 같네요. 맘대로 하세요.
처녀 : 푸하...


처녀여! 각성하라! 이따구 사악한 넘의 꼬임에 넘어간단 말인가? 커피 한잔이 글케도 좋았더란 말인가? 허나... 일행은 승복해야만 했다. 그 까다로와 보이던 처녀마저... 결국 혁민군을 따라나서고 말았다. 이 심각한 사태를 맞아 일행은 긴급히 작전회의를 열었다.



본기자 : 씨바...장난 아니네. 저 새끼 뭐에 홀린거 아니냐?
영섭 : 할말이 없다. 어쩜 저렇게도 뻔뻔하게 접근할수가 있지?
의정 : 뭐 어차피 실험은 성공확률이 높을 수록 좋은거 아니냐. 우리 할때나 잘하믄 되지. 괜히 머리아프지 말자.
필승 : 나 갑자기 자신감이 사라져간다. 포기할까봐...
일행 : (술 한잔이 날아가버리는 관계로) 뭐야? 그건 안된다! 너처럼 잘나고 멋진놈이 실험을 포기해버리면 우린 어쩌란 말이냐! 필승아! 용기를 내!
필승 : 그래... 알았다. 니들이 그렇게까지 말하니 안할수가 없겠군... 음하하하하 (쥐랄)
본기자 : 그나저나 정말 놀랍군. 우리도 저렇게 할 수 있겠지?
일행 : 당연 빠따쥐.
본기자 : 좋다. 의욕이 넘쳐 객기가 되지 않도록만 하자. 그나저나 이 쉐이는 왜 안오지?
의정 : 튄거 아닐까?
필승 : 설마. 보복이 두려워서라도 그러진 못할걸...


그 순간, 우리끼리 전화할 때만 빼고는 조용하기로 소문난 필승군의 핸드폰이 갑자기 자지러지는 비명소리를 내었다. 이 얼마만의 호출인가... 아마 앤 진행중인 그 처녀일 것이다... 필승군은 졸라 감격한듯 했으나 억지로 의연한척 하면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필승 : 네. 김팀장 입니다.(쥐랄...여기서 팀장이란 말그대로 우리팀의 짱임을 뜻한다... 물주니까)
혁민 : 나다.
필승 : 응? 너냐...(실망의 눈치 역력함) 어디서 뭐하냐? 후딱 안 오구.
혁민 : 잠시 보스 좀 바꿔라.
필승 : 응... 잠시만. 세현아. 혁민인데 너 바꾸랜다.
혁민 : 보스... 나 혁민이다.
본기자 : 음. 지금 어디냐? 얼른 와야쥐~
혁민 : 저... 그, 그것이...
본기자 : 뭐냐. 네 놈이 설마...
혁민 : 미안타... 이 처녀가 너무 맘에 든다... 나 그냥 이대로 가면 안될까? 정말 놓치기 싫다.
본기자 : 야이 썩을 노마 !! ( 이날 교보문고 오셨던 분들 중 이 대사 들으신 분도 계실것이다. 목소리 엄청 컸다. 쪽팔렸다.)
혁민 : 흥분하지 마라. 너도 성공하면 내 기분 될꺼다..
본기자 : (좀 작게) 야이 썩어 문드러질 노무 자시가... 배신은 트렁크행인거 알쥐? 근데도 가겠다는거냐?
혁민 : 죽음을 각오했다. 정말 돌아가기 싫다. 이해해다오.
본기자 : 이런 순...
혁민 : 엇? 희정씨 ( 그사이 이름까지 알아둠) 나온다. 나 간다. 나중에 해명하께!
본기자 : 얌마! 잠깐...(전화 끊김)


암담했다. 설마 이자식이 이따구로 우정을 배신할 줄은 몰랐던 일행은 길길이 날뛰고 분개하며 처절한 단발마의 절규를 질러대며 옆에 있는 책을 들었다 놨다 몸부림을 쳤다. 허나... 이미 가버린놈, 뒤에서 씹는다고 뭐가 달라지리. 어쨌든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났기땜시 피의 복수는 나중으로 미루고 곧바로 다음 실험에 착수하기로 했다.



일행 : 싸아아앙노무 자식... 넌 죽었다...


서점을 나서니 유난히 푸르른 하늘이 우리를 반겼다. 지상에 올라온 기념으로 담배 한대씩을 피워문 일행은 드러운 기분을 얼른 정화하기 위해 급히 다음 장소로 이동하였다. 일단 버스를 타고 다시 홈그라운드인 홍대로 돌아온 일행. ( 그냥 종로역에서 할수도 있었지만 젊은 처자들이 많이 탑승하는 홍대, 신촌, 이대등의 목좋은 곳을 놓칠수 없었기에 돌아왔다 ) 표를 사고 지하철을 기다리며 본기자는 의심스런 눈으로 영섭군을 바라보았다.



본기자 : 영섭아... 너 자신 있냐?
영섭 : 물론. 어제 밤 새서 연습했는걸.
의정 : (약간 떨리는 목소리였다) 혹시라도...너 잘못하면 우리까지 도매금으로 넘어가는거 알쥐?
필승 : 잘해라. 부탁한다.


아아... 이넘이 과연 우리의 명예를 지켜줄것인가... 마침내 전철이 왔고, 우리는 불안한 마음으로 조심스레 전철에 탑승하였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알겠지만 당산철교가 끊어진 관계로 2호선은 합정역과 당산역에서 출발한다. 홍대입구역은 합정역과 한 정거장 차이... 땜시 빈자리는 졸라 많았다. 편안히 자리에 앉은 일행은 잡담을 나누며 알맞은 상대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신촌을 지나 이대를 지나 벌써 충정로까지 왔건만 영섭군은 시종일관 무뚝뚝한 표정이었다. 다른 일행이 보기에는 꽤 괜찮은 여성분들이 마니 계셨으나 지 눈에 차지 않는다고 무시해버리는 거시다... 씨바야. 내가 왠만하면 언론에 공개하지 않으려구 했는데 한마디만 하마.


너... 절대로 잘생기지 않았어... 제발 주제 좀 파악해라. 응.


이윽고 전철은 시청역에 당도하였다. 그리고 그때! 한눈에 보기에도 참하게 생긴 처녀 한분이 입장하는것이 일행의 눈에 띄었다. 슬며시 영섭군의 표정을 보자 그 역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 처녀를 쳐다보고 있는것이 보였다.



본기자 : 저 처녀로 찍었냐?
영섭 : 응
의정 : 잘해봐라... 화이팅이다...
필승 : 힘내라. 우린 일어서겠다.


영섭군을 제외한 나머지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기다렸다는듯 엉덩이를 범퍼마냥 앞세우고 날아오는 아줌마들... 역시 빠르다...


운좋게도 그 처녀는 영섭군의 근처에 자리를 잡고 섰다. 글구 드뎌 지하철 실험이 시작되었다.



영섭 : 저기요...
처녀 : ..... (자신에게 말을 거는지 모르는듯 했다)
영섭 : 저기요?
처녀 : 응? 저요?
영섭 : 네. 가방이 무거워 보이시는데 여기 앉으세요. (참고로 그 처녀는 뭐가 들었는지 아주 두툼한 가방을 매고 있었다)
처녀 : 아니에요. 괜찮아요.
영섭 : 에이...그러지 마시고 여기 앉으세요.
처녀 : 그러시다면... 감사합니다.


처녀는 싱긋 눈웃음을 지으며 영섭군이 양보한 자리에 앉았다. 지 나름대로는 호감을 갖게 하는데 성공했다는듯 우리 쪽을 향해 웃어보였으나 본기자 일행은 코웃음만 쳤다.



의정 : 새끼... 저 정도로 다 된것처럼 미소를 짓다니... 넌 아직 멀었다.
필승 : 그러게.
본기자 : 기다려보자. 나름대로 준비를 철저히 했다니 믿어보자.


그리고 잠시 후... 전철은 을지로 입구역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그순간! 넘의 후리기가 시작되었다 !!



영섭 : 저... 여기서 내려요.


아아... 미치고 팔짝 뛰겠다... 저 씨바할 놈... 그럴 것 같더라... 니 머리가 그 이상 뭘 생각해낼수 있었겠니...



의정 : 저런 빙신같은 넘...
필승 : 어이가 없다...허허
본기자 : 밤새도록 고민했다는게...겨우 CF흉내였다니...


처녀는 졸라 웃긴 듯 했다. 하긴 왠 때아닌 가죽잠바 입은놈이 자리를 양보해 주길래 미친 듯 하지만 맘은 곱구나 뭐 이렇게 생각했을텐데 난데없이 많이 듣던 대사가 튀어나오니... 웃길만 했다. 처녀는 잠시 황당한듯 영섭군을 쳐다보다 고개를 숙이고 끅끅대며 웃음을 참았다.


허나 이따구 상황이 닥쳤는데도 아직 제정신을 못차리는 영섭군. 지가 좋아서 웃는 것으로 착각한 듯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그리고는... 아주 당당하게 을지로입구역에서 내렸다. 당연 빠따로 그 처녀분은 안내렸다. 내렸다면 문제있는 거였다. 지하철 문이 닫히자 성공했다는듯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뒤를 돌아보는 영섭군... 그리고 이어진 그의 그 처참하고도 어이없는 표정... 일행은 한없는 동정을 표하며 입 모양으로 그에게 외쳤다.



일행 : 담역에서 기다릴께


한 인간의 절망과 아픔을 뒤로한채 지하철은 유유히 역을 벗어났다... 일행은 서로를 부등켜 안고 터져나오려는 눈물을 꾹꾹 눌러참으며 또다시 작전회의를 열었다.



의정 : 새끼... 실패할 줄은 알았지만 왜이리 불쌍한거냐...
필승 : 씨바. 아무래도 근사한 소개팅 하나 물어줘야 겠다. 쟤 저대로 뒀다간 자살할거 같다.
본기자 : 영섭이는 원래 재능이 없나봐. 더 깨지기전에 그만 실험에서 뺄까?
의정 : 그것도 좋겠다. 더 상처받기전에 빼버리자.
필승 : 하지만 지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한것 아니냐. 아직 두번의 기회가 더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보자.


아아~ 이 눈물겨운 의리와 우정... 본기자와 의정군은 필승군에게 힘찬 박수를 쳐주며 그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였다. 또한 가련한 영섭군의 심장에 못을 박아버린 그 처녀에게 가혹한 응징을 가하기로 합의하였다. 지하철이 을지로 3가에 도착하자 일행은 일제히 그 처녀 앞으로 우르르 다가갔다. 그리고 나직하지만 졸라 협박성의 목소리로 이렇게 속삭여 주었다.



일행 : 당신은 방금 한 남자의 인생을 송두리채 어둠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소. 각성하시오.


졸라 벙찐 그 처녀분, 혹시 지금 이 글 보고 계신가요? 이제서야 저번 토욜날의 그 우낀넘들 정체를 아셨죠? 담부턴 죄송하다는 한마디 인사라도 해주세요. 이윽고 일행은 지하철을 내려 초조한 맘으로 영섭군을 기다렸다. 그리고 약 5분후, 초췌한 모습으로 내려서는 영섭군의 모습이 보였다. 우리는 모두 다가가 아무 말없이 힘차게 그의 어깨를 안아주었다. 그리고는 기운을 북돋아주기 위해 졸라 느낌표를 남발하며 격려해주었다.



의정 : 괜찮아, 새꺄! 사람이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는거지!
영섭 : 난... 난 최선을 다했는데...
필승 : 새끼.. 걱정마! 오늘 니 앤 안생기면 내가 만들어주마!
본기자 : 그래...아주 훌륭했어. 그 처녀가 좋은데 괜히 튕겨본 걸거야. 아마 지금쯤 졸라 후회할걸? (죄송해요.. 처녀분..)
영섭 : 고맙다... 역시 니들밖에 없구나.
본기자 : 그래. 자! 얼른 기운차려서 다시 한번 도전해봐야지!!
일행 : 응! (마치 무슨 허리케인 죠 영화찍는것 같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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