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본 인터뷰는 기사화 과정에서 텍스트로 보기 좋게 편집을 거쳤다. 내용은 같다. 

 

 

본 기사는 몽골 현지인의 시선으로 해당 국가의 모습을 말하고 알림이 취지다.

 

지난 1편(링크)에선 ‘한국에게 몽골이 중요한 이유’와 ‘몽골은 코로나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에 대해 다뤘다. 2편(링크)에선 ‘몽골의 남과 여 그리고 학벌’에 대해 다뤘다.

 

이번 편에선 몽골의 정치에 대해 다룬다. 

 

“몽골에는 어떤 정치 세력들이 있을까? 몽골 정치의 특징은? 국민들은 현 몽골 정치를 어떻게 바라볼까? 등등”

 

기사에서 경향에 대해 말할 때는 ‘대체로 이런 경향이 짙다’는 일반적인 모습을 알기 쉽게 다룬 것이니, 모든 내용을 절대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지양하길 바란다. 같은 모습일지라도 누구를 통해 듣는지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울란바토르 야경.jpg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야경.

 

인터뷰 대상자는 현지에서 약 20년간 거주한 교민이다. 몽골 관련 기사를 보도하는 교민 소식지 기자로 활동했으며 취재 경력이 풍부하고 현지에서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다. 현재는 몽골에서 여행사(컬쳐노마드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DAUM)에서 몽골 관련 카페(링크)도 운영 중이다. 딴게이로도 활동 중이라는데, 닉네임 '하늘과구름'이다.

 

해당 기사는 여러 몽골 교민과의 부분적인 인터뷰를 취합 또한 이해를 돕기 위해 몽골에 관한 여러 공식적인 자료를 덧붙였으나 중심이 되는 내용은 '하늘과 구름'과의 인터뷰임을 밝힌다. 

 

자. 그럼, 또 떠나보자. 

 


 

 

Q24 : 지난 임터뷰 1편(링크)에도 나왔지만, 몽골이 그간 코로나 대처를 잘해오진 못 했다. 정부 정책이 미흡한 걸 떠나 지난 6월 대선 정국에서 오히려 정치인들이 방역을 무너뜨렸다. 전국을 다니며 밀폐된 공간에 사람들 다 모아놓고 연설을 하고. 

 

우리나라의 질병관리청에 해당하는 방역책임기관에서도 비리가 있었다. 이 정도면 대통령이든 총리든 뭔가 정부에 대한 비판이 꽤 있을 것 같은데?

    

A : 당연히 있었다. 몽골 사람들도 정치인들의 부정이나 잘못된 정책에는 상당한 불만이 있다. 하지만 정부에 순종적인 경향이 있어 우리처럼 비판이 크게 일어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안타깝게도 몽골은 아직 국민들이 정부의 권위주의를, 또는 권력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민주국가가 된 지 30년이 되었지만, 과거 사회주의 시절의 기억이 남아 정부 정책에 순응하고자 하는 마인드가 아직 남아 있는 것이다. 이제는 국가체제는 다르지만, 공산당 일당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굉장히 관료중심적 국가다.

 

Q25 : 지난 기사 Q16(링크)에서 말한 결혼식 풍습도 그렇고 사회주의 체제가 끝난 지 30년이 되었는데도 그 시절 모습이 아직 곳곳에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

 

A : 제도상으로는 그런 게 없다. 국가 권력의 삼권 분립과 여러 법적, 행정적 절차 등 완벽하게 민주주의 절차를 가지고 있다. 제도상으로는 그렇지만, 사람들(정치인+관료+국민)의 마인드가 예전 70년간(1924-1992년)의 사회주의 시절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 비판해야 할 때는 한다. 우리처럼 조금이라도 민주주의 절차에서 벗어난 부분에서도 다 항의를 하진 않더라도, 정말 심각하다 생각하는 사안에는 몽골의 대표적인 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불만들을 표출하기도 하고, 시위도 한다.

 

칭기스칸 광장.jpg

수흐바타르 광장(칭기스칸 광장). 사진의 오른쪽에 몽골 정부종합청사가 보인다. 

 

몽골 정부종합청사(국회의사당도 같은 건물) 앞에 수흐바타르 광장(칭기스칸 광장이라고도 함)이 있다. 그 앞에서 시위한다. 그런데!

 

아무리 시위를 하더라도 일단 정부가 어떤 최종 결정을 하면,  

 

“어? 그래? 그럼 그렇게 해야지. 뭐.”

 

라며 군말 없이 따른다. 

 

2010년 이후의 일이다. 몽골에도 버스 전용차선이 도입되고, 실내흡연 금지가 결정되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시민들의 의견도 많이 들어보고 입법 예고도 하고 여러 공청회도 거치지 않나. 몽골은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언제부터 적용된다 하고 그냥 시행해버렸다. 

 

우리나라 같으면 그 정책의 내용에는 동의하더라도 절차의 부당함을 따질 수도 있을 텐데, 몽골 국민들은 ‘정부가 정했으니 따라야지. 뭐’하며 따랐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다. 몽골인들 정치에 관심 많다. 우리가 촛불혁명을 하여, 부패한 대통령을 몰아내고 새로운 정권을 세웠을 때, 몽골인들이 엄청 부러워했다. 다만, 아직 많은 국민들이 민주주의라는 게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그만큼 조직화된 시민조직이 약하다. 

 

즉, 제도는 되어있으나 그 제도의 의의를 충분히 잘 지킬 수 있는 의식이 아직 부족하다고 본다.

 

Q26 : 정부에 대한 시위 등 국민들의 목소리가 많이 보이지 않는 이유가 그게 다인가? 분명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이 좀 더 있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 그들을 중심으로 정부를 향해 국민들의 목소리가 계속 나올 순 있을 것 같은데?  

 

A : 물론 다른 이유가 더 있다. 몽골엔 강력한 경찰력이 있다. 특히, 비밀경찰! 걔들은 정말 물불 안 가리는 공권력이다. 우리나라 80년대 안기부를 생각하면 된다. 비밀리에 끌고 가서 고문하고 그러지 않았나. 몽골엔 아직 그런 게 있다. 

 

페이스북 같은 SNS에 정부의 비리와 관련된 이슈를 올려서 이끌고 가려는 사람들이나 기사로서 정부의 비리를 폭로하는 기자들을 소리소문없이 끌고 가서 겁주기도 한다. 공개적으로 나서서 정부 비리에 대한 이슈를 끌고 싶어도 그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위가 있다고 해도 인구가 적다 보니 인원이 많이 모이기가 어렵다. 몇 년 전, 사람들이 정말 많이 모인 적이 있었는데 한 2만 명이 채 안 됐다더라. 예전 공산국가를 종식할 때 한 10만 명정도 모였다고 한다. 시위 인원이 적으니 권위주의 정부가 압박을 받는 상황이 나오기가 쉽지 않다.

 

민주화 시위.jpeg

공산국가 종식 전인 1990년, 몽골인들이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민주화 시위를 하고 있다.

 

Q27 : 그럼 언론에서 정부에 대한 비판 기사는 거의 보도되지 않나?

 

A : 하고 싶어하는 언론인이 왜 없겠냐마는 그러기가 쉽지 않다. 여기서 현재 몽골 사회구조의 중요한 특징이 하나 있는데, 언론사를 운영하는 대부분이 기득권 정치인들이다. 정치인이 언론사 사주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데스크에서도 정부 비판 기사를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해서 비판 기사를 낸다 해도 해당 이슈를 이어받으며 키우는 것이 사회구조상 거의 불가능하다. 정식 기사의 길이 막혀 기자가 개인 SNS 계정에 해당 내용을 올리면, 바로 탄압이 들어간다. 

 

 

Q28 : 몽골은 다른 소수 정당도 있지만, 세력이 워낙 약해서, ‘몽골 인민당과 민주당’ 양당제 형태이지 않나. 현재는 인민당 정권이고 의석수도 인민당이 압도적으로 많다. 암튼, 여태까지 거의 인민당, 민주당 번갈아 가면서 정권을 잡았었는데, 언론 탄압과 같은 행태에 있어서 정당 사이에 차이가 좀 있을까?

 

정당별 의석.JPG

현재 몽골의 정당별 의석. 현재는 인민당이 대부분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출처-<위키백과>

 

A : 똑같다. 당만 다른 거지 권위주의적 스타일은 똑같다. 인민당이든 민주당이든 결국, 자기들 이권 싸움이다. 몽골 국민들도 이놈이나 저놈이나 똑같다고 이야기한다. 

 

언론사 사주뿐 아니라 몽골 정치의 특징 중 또 하나는 ‘정경동체’다. 정경유착을 넘은 정경동체. 

 

국회의원인데, 장관인데, 대통령인데 기업 회장도 같이한다. 물론 경제인으로 활동하다 정치를 하고 싶으면 할 수 있다. 민주주의 사회이고 합법적인 개인의 선택은 존중되어야 하니까.

 

그러나 보통 선진국에선 정치와 경제는 분리되어 있어, 기업 회장이 정치를 하려면 회장직을 내려놓고 정치하지 않나. 몽골은 그렇지 않다.

 

바로 직전 대통령(5대)이었던 ‘할트마깅 바톨가’도 대통령 하면서 호텔·요식 기업 회장직을 유지했다. 첨언하자면, 바톨가는 한때 삼보와 유도 국가대표이기도 했다. 

 

바톨가1.jpg

몽골의 5대 대통령(2017.7.10.-2021.6.25) ‘할트마깅 바톨가’.

귀를 자세히 보면 만두귀다. ㅎㄷㄷ

 

Q29 : 인민당, 민주당 간에 차이가 별로 없다면, 정권이 바뀌더라도 진행되는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나? 

 

A : 그렇지 않다. 뭔가 대의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이 크게 다르다기보다 또 이권 싸움이 나오는데, 예를 들면 이런 게 있다. 

 

외국 기업들이 민주당 정부일 때 몽골에 진출해서 정부와 사업계약을 맺었다. 근데 사업 준비를 차근차근 하고 있을 때, 정권이 인민당으로 바뀌었다. 그럼 그전에 진행했던 계약은 싹 무효가 된다. 

 

“니들 민주당 정부하고 계약했잖아. 우리 정부에선 인정 못 해. 다시 계약해.” 

 

이런 식이다. 외국 기업들이 몽골에 진출했을 때, 기업 활동하기 힘들다고 느끼는 대표적인 이유가 이것이다. 새로운 정권과 다시 계약하려면 기업에선 또 뭔가를 줘야하지 않나. 

 

민주화 이후 몽골도 나름 정치를 잘 하려고 노력하던 시기가 있긴 했다. 국회의원들도 정치적 테크닉이나 전문성 등이 좀 떨어져서 그렇지 정치를 잘해서 잘 사는 몽골을 만들자는 사명감이 분명히 있었다. 비리를 저질러도 국민들 먹을 몫도 남겨주면서 적당히 해 먹었다. 노련하게. 

 

적당히 해 먹었다는 게 잘했다는 게 아니라 지금보다는 나았다는 걸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돈에 실눈 정도만 뜨고 있던 몽골 정치가 왕눈을 뜨게 만든, 그래서 돈맛을 보게 만든 대표적인 인물이 있다. 그 사람 이후로 몽골 정치가 타락하는데 가속도가 붙었다고 본다.

 

Q30 : 그 인물이 누구인가? 어떤 일을 했길래?

 

A : 이름은 XXXX. 몽골의 3대 대통령인 ‘남바링 엥흐바야르’의 오른팔이었다. 

 

(몽골은 소문이 빠른 곳이다.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건 몽골인들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못 참는 경향이 있다. 하늘과구름이 몽골에 거주하기 때문에, XXXX의 이름을 기사에 공개하지 못하는 바를 이해 바란다. 기사의 내용으로 검색하면 누군지 금방 알 수 있다)

 

3대 대통령.jpg

몽골 3대 대통령 ‘남바링 엥흐바야르’ (2005.6.24.-2009.6.18.)  

 

엥흐바야르가 정계에 입문시켜 후계자랍시고 키운 인물이다. 인민당 총재, 울란바토르 시장, 국무총리를 하고 마지막에 국회의장까지 한 인물이다. 국회의장을 하던 중 부패혐의로 의회에서 해임이 통과되며 자리에서 내려왔다. 

 

XXXX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울란바토르 시장을 역임했었는데, 사건은 이때 일어났다.

 

울란바토르 남쪽엔 자이산이라는 지역이 있다. 국립공원이며 우리나라로 치면 그린벨트, 즉 개발제한구역이다. 그곳 개발권을 불법으로 여기저기 막 팔아먹었다. 불법으로 건물들이 막 들어섰다. (그 이후로 이미 건물들은 우후죽순으로 들어섰고, 더 이상 어떻게 감당은 안 되니 현재는 제한을 싹 풀어버려서 지역에 제한이 없는 상태다)

 

자이산.JPG

해당 지역.

 

그때, XXXX가 뒷돈을 어마어마하게 챙겼다. 그가 챙긴 임팩트가 당시 다른 잔잔바리 비리들과는 차원이 달랐기에 다른 정치인들이 그걸 보고, 저렇게 하면 돈이 엄청 된다는 인상을 강력하게 받았다. 몽골 정치가 전체적으로 돈맛을 본 장면이다. 그때부터 몽골 정치가 급격하게 오염되었다고 본다. 본격적으로 권력을 자신의 부 축재 수단으로 삼기 시작한 것이다.

 

Q31 : 몽골 사람들이 바라는 정치 지도자상이 있을 텐데, 무엇인가? 시대별로 혹은 국가별로 각 정서에 맞는 지도자상이 다르지 않나. 더 민주주의에 초점이 맞춰질 수도 있고, 더 경제성장에 초점이 맞춰질 수도 있지 않나. 현재 몽골은 어떤가? 

 

A : 경제 성장. 일단 잘 살게 해달라.  

 

2020년 기준 몽골의 1인당 GDP는 4,167달러이다. 우리 기준 못 사는 국가 중 하나다. 하지만 자원은 풍부하다. 주요 수출 품목으로는, 

 

'구리, 금, 석탄, 아연, 석유, 철광석, 캐시미어 등'

 

이 있다. 

 

전문가들 말로는 몽골 남부 고비 지역에 있는 광산에서 개발하고 있는 석탄, 구리만으로도 최소 몇십 년 간 몽골 국민들이 먹고사는데 전혀 지장 없다고 할 정도다. 근데 자원의 역설이라고 했나. 아무리 자원이 많으면 뭐 하나. 그 자원 운영을 소수가 독식하면서 다 자기 주머니 속으로만 넣는데.

 

광산.jpg

몽골 남부의 최대 석탄 광산인 타반 톨고이 석탄 광산 전경. 

출처-<위키피디아>

 

그리하여 현재 가장 바라는 것은 경제 성장이지만, 그것이 실행되기 위해 우선 ‘공정’을 바란다. 

 

투명하고 공정한 지도자가 나와서 몽골의 풍부한 자원들을 정치인들의 부 축재 수단이 아니라 몽골 국민을 위한 비용으로 쓰길 바란다. 거기서 운영되는 자금으로 복지를 더 늘리든지 말이다. 현재는 이게 제일 큰 ‘바람’이다.       

 

Q32 : 인민당, 민주당 그 당이 그 당이라고 했지만, 그래도 나름 한쪽을 특히 더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어떤 이가 인민당, 어떤 이가 민주당을 더 지지하는가?

 

A : 우리나라나 미국같이 국민들처럼 지지층이 확 나뉘어서 한쪽 정당만을 지지하는 모습은 강하지 않다. 

 

물론 5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인민당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더 많긴 하다. 자신들이 청년 시절에 있었던 공산당이 민주화 이후 인민당이 된 것이라 더 친숙하고 인지도 있는 정치인들도 많으니 선호하는 경향이 좀 있다. 

 

또 민주화 이후, 민주당이 처음 정권을 잡았을 때 잘 못 했다. 50대 이상에는 그 기억이 남아있는 것도 있다. 다만, 인민당을 선호하는 정도가 우리나라의 정당별 적극 지지층 정도로 강한 건 아니다.

 

한편 젊은 사람들은 정당을 떠나서, 

 

“어떤 공약을 냈나. 다 똑같은 놈들이긴 한데, 그나마 어느 당이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할 것인가. 최근 몇 년간의 행적을 봤을 때, 어느 당이 조금이라도 더 잘했나.” 

 

이런 걸 중시한다. 나는 영원히 인민당, 나는 영원히 민주당 그렇지 않다. 

 

몽골도 정당별로 보수와 진보의 차이가 확고하면, 국민들 개개인의 생각에 따라 한쪽을 확실히 더 지지할 수 있겠지만, 앞에 말했듯 몽골은 진보정당(인민당)과 보수정당(민주당)의 차이가 별로 없다. 

 

 

≫임권산의 코멘트 

몽골의 민주당은 우리의 더불어민주당과는 다른 계열의 정당이다. 민주당이라는 당명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보수정당이다. 보수정당들의 국제적 연합체인 ‘국제민주연합(International Democrat Union)’에 한국 국민의힘, 미국 공화당 등과 함께 가입되어 있다. 

 

국제민주연합은 1983년 6월 24일, 영국 수상 마거릿 대처를 비롯해, 미국 부통령 조지 H.W. 부시, 독일 총리 헬무트 콜, 파리 시장 자크 시라크 등 세계 각지의 저명한 인사들이 보수주의를 표방하며 창립한 단체다. 

 

몽골 의회.jpg

몽골 국회(정확한 명칭은 ‘국가대회의’)

 

Q33 : 방금 민주당이 처음 정권을 잡았을 때, 잘하질 못했다고 했는데? 

 

A : 일단 몽골의 정치권력 구조를 말하자면, ‘이원집정부제’다. 대통령은 주로 외교와 국방을 담당하고 내치는 총리가 담당한다. 대통령이 총리의 지명&임명권을 갖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의회의 동의는 필수다. 그러다 보니 주로 다수당에서 총리를 맡게 되어 대통령과 총리의 정당이 다른 경우가 꽤 있다. 

 

이런 구조에서 민주화 이후 1996년에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했다. 당시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이었기 때문에 처음으로 대통령, 총리를 다 민주당에서 차지했다. 당시 민주당 정치인들은 주로 젊은 정치인들이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당시에는 여러 민주진영의 정당들이 존재했고 서로 연합하여 표를 모았다. 그러다 서로 합쳐져 2000년에 현재의 민주당을 공식 창당했다. 하여 2000년 이전의 상황을 말하며, 모든 정당을 일일이 언급하기엔 너무 복잡해진다. 본 기사에선 당시 민주진영 정당들을 민주당으로 묶어서 이야기하였다)   

 

그런데 이 정치인들이 각종 비리를 저지르고, 뻘짓 정책도 많이 시행했다. 그 때문에 은행들도 부도가 나는 등 타격이 컸다. 이 다음 총선에서 국민들은 인민당에 표를 싹 몰아줬다. 

 

Q34 : 그 후로 권력은 어떻게 바뀌어왔나? 간략하게 정리해본다면?

 

A : 앞서 말한 이유로 인민당이 권력을 차지했다. 인민당 정치인들은 그동안 정치를 해왔던 게 있으니 노련하지 않나. 해 먹어도 적당히 해 먹으면서 국민들한테도 적당히 줄 건 주고. 

 

그러다 3대 대통령 엥흐바야르가 비리를 저지르고, Q30에서 이야기한 엥흐바야르의 오른팔 ‘XXXX’가 큰 비리를 저지르는 등의 사건들이 발생하자 국민들은 민주당에 표를 몰아줬다.

 

민주당은 대통령(4대 차히아깅 엘벡도르지)도 의회도 장악하게 되었다. 이때가 2012년인데, 몽골이 2000년대 후반부터 급격하게 경제성장을 하며 2011년에는 경제성장률이 17.5%일 정도로 경기가 좋았을 때다. 그런데 민주당이 또 이상한 정책을 해버린다.

 

몽골 경제성장률.png

2011-2020년 몽골 경제성장률 추이.

출처-<몽골 통계청>

 

외국인 투자 관련법을 건드렸다. 외국 투자 자본들 쫙쫙 빠져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당연히 경제성장률 뚝뚝 떨어지고, 국민들의 삶은 팍팍해졌다. 그리하여 2016년 다음 총선에서 인민당으로 표가 몰렸다. 그리고 아직까지 의회 다수당은 바뀌지 않은 채 인민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다.

 

의회 다수당은 바뀌었지만, 대통령은 어떻게 민주당이 이어갔다. 4대 엘벡도르지가 재선에 성공해 8년을 대통령 한 후, 5대 대통령(2017-2021)도 민주당에서 배출된 것이다. 

 

앨벡도르지.jpg

4대 대통령 ‘엘벡도르지’ (2009.6.18.-2017.7.10.)

 

바톨가 상남자.jpg

5대 대통령 ‘할트마깅 바톨가’ (2017.7.10.- 2021.6.25.)

 

하지만 2016년부터 의회 다수당은 인민당이라 5대 대통령은 의회의 정책적인 지원을 별로 받질 못했다. 그 5대 대통령이 Q28에서 말한 ‘할트마깅 바톨가’이다. 대통령 하면서 호텔·요식 기업 회장직을 유지했고, 왕년에 삼보와 유도 국가대표이기도 했다는 사람 말이다.

 

지금 대통령은 ‘오흐나깅 후렐수흐(인민당)’인데, 바톨가(민주당)가 대통령일 당시 총리이기도 했다. 2021년 6월부터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고, 앞으로 6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추가로, 몽골 국민들은 정치에 관심 많다고 했는데, 관심이 많으니 그래도 이 정권에서 저 정권으로 바뀌는 것이라 생각한다. 일본을 보면, 자민당이 주구장창 해 먹지 않나.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몽골 국민들은 정치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Q35 : 현 대통령 임기는 왜 6년인가?? 몽골 대통령은 4년 중임제로 알고 있는데?

   

A : 바톨가가 대통령일 때인 2020년 인민당 주도로 헌법이 개정되었다. 4년 중임제에서 6년 단임제로 바뀌었다. 바톨가 다음부터 6년제 임기고 이미 대통령을 한 사람은 대통령 선거에 더 이상 출마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적용되었다. 그래서 바톨가는 2017~2021년까지 대통령을 하고 퇴임했다.   

 

Q36 : 현 대통령 후렐수흐는 왜 당선되었다고 생각하나?

 

A : 현 대통령 후렐수흐는 사람들이 좋아서 찍어준 건 아니라 본다. 대선 후보는 총 3명이었는데, 그중 그나마 후렐수흐가 인기가 있었다. 허나, 정치인으로 너무 가볍게 보인다. 많은 몽골 사람들도 그렇게 말한다. 완전 망나니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과거에는 언론에 생중계되고 있는데도 상대방 의원 면상에 죽빵을 날리기도 했다. 

 

후렐수흐 대통령.jpg

6대 대통령 ‘오흐나깅 후렐수흐’ 

 

몽골 사람들이 말하길 일단 출마했던 3명의 후보 중 외모가 가장 좋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정치인이 인물 좋은 것도 한몫한다는 걸 많이 느꼈다. 또 제일 젊고, 총리 시절 화끈하게 정책을 펼쳐나간 부분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총리를 했기 때문에, 3명 중 인지도가 제일 높았다.

 

Q37 : 본인이 몽골 국민들은 정치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런데 공식 통계상 몽골 인구의 30%는 목축을 한다고 나와 있다. 목축을 하면 드넓은 초원에서 게르 생활을 하지 않나. 30%면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단순 생각으로 이 사람들은 정치 상황을 계속 팔로우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TV 뉴스든 신문이든 뭘 꾸준히 봐야지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지 않겠나. 이 사람들은 어떻게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나?

 

A : 그건...

 

<계속>  

  

 

 

◇Q31의 GDP와 수출 품목의 자세한 내용은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나와 있는 자료를 사용했다.  

   

※하늘과구름이 운영하는 몽골 현지 여행사: 컬쳐노마드 투어

  운영 카페 주소 : https://cafe.daum.net/gomongol  

 

※독자 여러분들도 몽골에 관해 경험했거나 알고 있는 사실들을 댓글로 이야기해주시면, 기사의 내용 외에도 더욱 풍부하게 몽골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언론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아 오해가 많은 다른 국가에 대해서도 계속 인터뷰 예정이다. 인터뷰를 원하는 분들은 언제든 쪽지로 연락주시라. 검토해서 연락 드리겠다. 

 

 

  

Profile
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