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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근육병아리는

 

요리에 관한 어떤 정식 교육도 받은 적 없으며

 

 오직 유튜브와 만화책으로만 수련 중인

야매 수산인으로,

 

 기사에 담긴 그 어떤 레시피도

성공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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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방구석 오마카세는 독자 여러분들의 질문에 답변을 드리면서 시작해 본다.

 

근육병아리와 함께하는 본격 Q&A 타임, 빠-밤.

 

Q1. 노량진 히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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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수산시장의 역사부터 간단히 살펴보자. 이곳의 역사는 1927년 일제강점기 의주로 서울역 근처에 있던 '경성수산 주식회사'로부터 시작된다. 경제개발로 서울의 도시 인프라가 확충되던 1971년, '한국 냉장'이 복잡한 도심보다 물류 이동이 원활한 한강 근처의 동작구 노량진동 지금 위치로 옮겨 도매시장을 건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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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주로에서 이전한 노량진 수산시장 초기의 경매 모습

출처 -서울시

 

서울역에서 노량진까지 대를 이어 수산업에 종사해온 몇몇 상인 어르신들의 구술에 따르면,

 

"옛날엔 시장이 순 건달들 놀이터였어."

 

"세금 대신이라고 물건 가져가버리고, 그거 안 뺏기려고 칼부림 나고 그런 게 일상이었지."

 

그도 그럴 것이 수산업은 공급 변동이 심해 초 단위로 가격이 춤을 추는 업종이라, 독과점이 발생하면 살벌한 이권과 엄청난 폐해가 발생하기 십상. 시대상을 대입해 보면, 시대별로 시장이 어떻게 돌아갔을지 상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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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11월 1일 자 조선일보 기사.

여기서 '전기환씨'는 전두환의 친형이다.

 

여러 민간회사가 운영하며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노량진을 수협 중앙회가 냉동창고를 인수하면서 지금의 체계를 갖춘 것은 2002년 이후의 일이다. 노량진 새벽 경매장의 주역은 셋으로 나눌 수 있다. 이름하야, 노량진 삼분지계.

 

출하주 - 물건을 팔기 위해 출하 상품을 경매 시장에 보낸 자들

 

경매사 - 수협 소속으로, 경매 물품을 확인한 후 우선순위를 정해 낙찰자를 결정하는 과정을 주관하는 자들

 

중도매인 - 상장된 수산물을 경매를 통해 낙찰받아 소매에 중계하는 자들

 

중도매인들이 낙찰받은 물건은 물류를 통해 소매로 중계되거나 경매 직후 새벽 경매장 바닥에서 바로 직거래가 시작되는데, 바로 이 직거래가 흔히 말하는 '노량진 새벽시장'이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누구나 구매 가능하다. 낙찰 직후 첫 거래인 만큼, 그날 서울에서 가장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대신 소량으로는 거래가 힘들다. 원래 이 공간은 그래서, 물건을 대량으로 구입하는 업장의 셰프들이나 소매상들이 주 고객이었다.

 

그러던 중, 노량진도 뉴미디어의 파도를 맞이한다. 몇몇 유튜버들이 경매시장의 풍경과 정보를 주 콘텐츠로 삼기 시작하면서, 노량진 새벽 시장이 일반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조명 받기 시작한 거다.

 

'반값 킹크랩 먹는 방법'

 

'대방어 맛집 줄 서지 않아도 되는 이유'

 

같이 유튜브 특유의 자극적인 썸네일로 유통된 새벽시장의 정보는, 수많은 랜선 수산물 덕후들을 양산했다. 영상을 보고 시장에 방문해 좋은 물건을 싸게 사고 싶어지는 일반 소비자가 늘기 시작하면서, 오픈채팅방에

 

"저 지금 C 기둥 앞인데, 한치 한 박스 나누실 분 구합니다."

 

"대방어 9kg 반반 나누실 분 계시나요?"

 

같이 현장에서 즉석으로 공동구매를 추진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다.

 

이러한 추세의 반작용도 있었다. 어획량 변동과 러시아 당국의 정책에 의해 발생한 킹크랩, 대게 등의 갑각류 가격 폭락 소식이 랜선에 회자되면서 수많은 인파가 노량진 새벽시장에 몰려들어 가격이 오히려 폭등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소동으로 물류 중계에 혼란을 겪은 노량진 경매장엔, 한때 사진/동영상 촬영을 금지하는 푯말이 붙었다.

 

하지만 지금 노량진 새벽 시장은 거대한 스튜디오가 되었다. 이제 더 이상 경매장이 '그들만의 리그'일 이유가 전혀 없음을 기민한 상인들이 가장 빠르게 깨달은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수산물 소비 감소로 기존의 유통 채널이 막힌 것도 한몫했다. 요즘은 아예 유튜버들의 카메라에 자기 물건의 가격과 선도를 능숙하게 브리핑하는 영상들도 자주 볼 수 있다. 경매장 사람들이 얼굴 낯선 외부인들을 대하는 친근함이 한층 깊어졌음은 물론이다.

 

노량진 새벽시장에 관한 더 자세한 이야기를 알고 싶으시다면, 지난 기사들을 참고하시길.

 

[탐사]노량진 블루스 1 : 아스팔트 위의 바다(링크)

 

[탐사]노량진 블루스 2 : 경매의 최전선, 아구찌 전쟁(링크)

 

[탐사]노량진 블루스 3(完) : 500만 원짜리 식사(링크)

 

Q2. 수입 수산물 안전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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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중요한 질문을 해주셨다.

 

2019년 해양수산부의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수산 생물 질병 차단을 위한 검역은 해양수산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서 담당하고, 수입 수산 식품의 인체 유해성에 관한 검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담당하고 있다. 정부는 2018년부터 일본/중국 등지에서 수입해오는 수산물에 대하여 WTO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의 적용(SPS)에 관한 협정 등 국제 규범 등을 고려해 정밀 검역 비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승환 현 해양수산부 장관도 지난 5월, 정부가 가입을 추진 중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관련해 “협정에 가입하더라도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해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은 수입하지 않는다’라는 기존 입장엔 변화가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먹거리 안전에 대한 경계와 관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법. 이 문제에 대해선, 심층 취재를 거쳐 추후 다뤄보도록 하겠다.

 

Q3.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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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결산]탈모인의 1년 :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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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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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잠을 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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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에 맞춰둔 알람을 '10분만 더 자야지' 하고 끈 게 화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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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맛있는 거 할 거라고 회사에 큰소리 빵빵 쳐놓고 나왔는데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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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오전 7시면 파장이나 마찬가지다. 시장이 열려있어도, 맘에 드는 물건들은 거의 빠졌을 확률이 높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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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걱정 말자. 어차피 인생은 될놈될이니까.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살다 보면 적어도 마음의 평화는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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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에서 올라온 홍게. 여름엔 영 비리비리해서 육수용 신세를 면치 못하더니, 계절이 바뀌자 제법 쪄 먹어 봄직하게 벌크업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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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깔 좋은 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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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는 장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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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무침계의 절대강자 가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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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새에 물이 더 오른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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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면인 눈꽃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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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늦었는데도, 좋은 물건들이 많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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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이게 매력이다. 새벽같이 일찍 나와도 물건이 씨가 말라있기도 하고 오늘처럼 될 대로 돼라 하고 느지막이 나와서 득템하는 날도 있고. 포세이돈 할배의 마음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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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배 밖으로 나온 아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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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게 그 유명한 아귀 간이다. 일식에서는 '안키모'라고 둥글게 모양을 잡아 쪄서 먹는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별미 중의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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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자연산 새우들이 박스에 세 들어 있는 거 보니 오늘 대하 물량이 좀 터졌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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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어 섹션 구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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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노량진을 접수하고 있는 방어들. 아직 맛이 좀 덜찼지만, 이 녀석이 노량진을 지배할 날이 머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즈음이 되면, 노량진이 온통 방어 잡는 포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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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 끝에 홍가리비 구입. 이맘때쯤의 홍가리비는, 가격도 좋고 고소한 치즈 맛이 난다. 뭣보다, 쪄서 벌려놓으면 별것도 안 했는데도 굉장히 그럴싸해 보인다. 보여주는 데에만 급급한 근병 오마카세로서는 최적의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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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합. 일명 맛조개. 갯벌 구멍 속에 버로우 타고 있다가 소금 뿌려놓으면 뾱- 뾱- 하고 올라오는 그 조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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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만난 자연산 새우 한 무더기. 때깔로 보아 당일바리(전날 조업된 물건)는 아니고 하루 정도 지난 물건으로 추정되지만, 시장에서 이 정도 씨알의 대하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다. 자연산이다 보니 입하량도 들쭉날쭉 한데다가 남획과 바다 수온 변화로 갈수록 어획량이 줄고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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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는 게 양식 흰다리 새우. 가을철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 이 녀석이다. 양식이라 공급과 품질이 안정적이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좋은 편. 생긴 것도 크기도 비슷하지만 둘은 엄연히 다른 종이다. 그래서 둘을 부르는 명칭 때문에 혼선과 논란이 좀 있다.

 

동북아시아 해역에서 서식하는 자연산 새우를 '대하'라고 부르는 건 '큰 새우'라고 해서 붙여진 건데, 보시는 바와 같이 외래종인 양식 흰다리 새우도 못지않게 크다. 그렇다고 자연산을 양식산과 구별하여 학명인 'Fenneropenaeus chinensis' 라고 부를 수도 없는 노릇. 그래서 '대하'는 근해에서 잡힌 자연산 새우를 지칭할 때만 쓰는 게 온당하다.

 

솔직히 둘 다 맛있다. 문제가 되는 경우는, 양식 흰다리 새우를 자연산 대하 가격으로 파는 극히 일부의 업태다. 그래서 가을철 새우 외식 때, 자연산이냐 양식산이냐만 구분해서 구매해도 눈가가 얼얼해지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요즘은 식당마다 원산지 표기 관리가 잘 되어 있어서 크게 낭패 볼 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분, 영접

 

이번 주는 새우 특집으로 갈 요량으로 경매장에서 새우를 뒤지다가, 엉클보스가 혹시 잡아둔 물건이 있을까 싶어 확인해 본다.

 

근병 : 양식 새우 좀 매입해둔 거 있어요?

 

마도로스김 : (왠지 거만) 에이 우린 그런 거 안 사지.

 

근병 : (촉이 옴) 뭐여 뭔데.

 

마도로스김 : (대놓고 거만) 이따 작업장 함 들리셔.

 

뭔가 신박한 게 있는 모양. 바로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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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만한 표정의 마도로스김을 보니 뭐가 있긴 있는 모양.

 

근병 : 믄데믄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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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늿 이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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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공식 만찬 때 트럼프 밥상에 올라 일본을 발끈하게 만들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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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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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새우 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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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을 여기서 뵙는군요. 울릉도 갔을 때도 드럽게 비싸서 근처도 못 가게 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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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명칭 '도화새우'인 이 분은 꽃새우(물렁가시붉은새우), 닭새우(가시배새우)와 더불어 독도새우 삼총사 중에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그런 분이시다. 무지하게 고급 식재료로, 나도, 마도로스김도, 엉클보스도 처음 보는 물건. 워낙 귀해 노량진까지 물건이 넘어오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이날따라 몇 박스가 엉클보스 레이더에 걸린 것. 감사하게도 딴지를 위해 어차피안주면드러누울게뻔하니까 한 박스 빼놓았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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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뎀 땡큐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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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로스김 : 아직 한 발 더 남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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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밥 암꽃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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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꽃게는 이렇게 쑤셔 박히면, 기절을 하는 신비로운 습성이 있다. 톱밥에서 꺼내 잠깐만 두면 다시 살아나 집게발을 휘젓는다. 활꽃게 유통 방식 중 하나.

 

근병 : 아 이건 괜찮아요. 꽃게 특집은 나중에 할 거라서.

 

마도로스김 : 뭐야, 이미 뜯었는디.

 

근병 : 오케. 그럼 이거 받고, 도화새우 한 박스 더 콜?

 

마도로스김 : 형 양아치야?

 

아 이거 안 통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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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오늘의 출전 선수들은 몽땅 싸서 회사로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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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는 잘 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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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뿅.

 

막무가내 간장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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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근병은 왜 꽃게를 집으로 가져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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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는 게 게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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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혼자 게눈 감추듯 먹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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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3) 간장공장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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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밥 봉인에서 깨어나 잔뜩 승질이 난 꽃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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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칫솔질로 깨끗이 씻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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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다 남은 청주로 목욕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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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향채를 썰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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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기장 다시마까지 나왔다는 것은 육수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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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에서 오는 길에 블로그와 유튜브에 간장게장 레시피를 한참 뒤져봤으나, 배합비율도 제각각이고, 오늘 만드는 양에 맞춰 투입량을 계산하는 건 게같이 귀찮은 일으므로, '아무튼 끓인 간장이 맛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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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노선을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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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간장을 계속 부으면 위험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 맛술로 바꿔 들이 부어본다. 맛술은 언제나 옳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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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 + 맛술 조합을 찍어 먹어보니, 혀가 마비되는 게 이대로 계속 가다간 조땔거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일단 무서우니 수분을 보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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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레시피의 공통점은 설탕이든 청이든 올리고당이든 단맛을 추가했다는 건데, 집에 단맛 나는 조미료라곤 피자 시켜 먹고 남은 콜라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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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괜찮겠지. 색깔이 비슷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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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포리가 모든 걸 해결해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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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다. 디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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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따까리 끓이고, 중간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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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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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조요 펩시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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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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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통 다 넣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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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가 곤죽이 될 때까지 끓인 뉴욕 스타일 간장카라멜육수가 한 김 식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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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준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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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린내 나면 죽여버릴 거야'풍의 인테리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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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하게 가구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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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체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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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으로 웍 들고 한 손으로 사진 찍는, 전완근 손상 화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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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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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채 빠워로 푹 재우자.

 

새우vs새우vs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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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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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선수들도 무사히 회사에 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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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다리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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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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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도하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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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것들로 끝장을 봐서, 회식에 참여한 딴지인들이 앞으로 새우깡만 봐도 경기를 일으키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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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새우/ 대하/ 흰다리새우

 

이럴 때나 해볼 수 있는 실험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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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피지컬의 녀석들을 동일 시간 쪄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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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이 가해지니 그게 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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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병 : 어때요.

 

죽돌 : 맛있어!

 

근병 : 아니... 각각 맛을 비교해 주세요..

 

죽돌 : 맛있고, 맛있고, 맛있는데?

 

근병 : ...

 

죽돌은 모든 해산물에 관대한 돌고래인 관계로, 다시 한 세트 쪄서 먹어본 결과,

 

도화 새우 - 의외로 평범한 맛과 식감. 까보니 다른 두 놈보다 알맹이가 작아 살짝 오버쿡 된 느낌도. 도화새우의 진미를 알려면 역시 회로 먹어야 하는 듯.

 

대하 -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 씹을수록 뒤에 좋은 감칠맛이 올라옴.

 

흰다리 새우 - 셋 중 가장 탱탱한 식감. 기분 좋은 저항감이 느껴짐.

 

끝판왕,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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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 그만하고, 본론으로 드가자. 도화새우 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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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아래 속살의 감촉이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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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만 봐도 황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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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살 플레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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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롱 그 잡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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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대기중인 두목님.

 

총수 : 이게 뭐야?

 

근병 : 도화 새우라고, 보통 독도 새우라고 부르는 거에요. 비싼 거.

 

총수 : 오 위씨! 이거 그거 아니야?! 트럼프 새우!!

 

수산물의 시사상식적 접근... 역시 뉴스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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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 오우 씨.. 야...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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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해줘요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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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 이거 쥑이는데. 지금까지 먹은 거 중에 젤 마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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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직원분들.

 

총수 : 어때 죽이지? 죽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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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 너가 입사해서 한 거 중에 오늘이 제일 잘한 거 같아.

 

근병 : 총수님 저는 기자인데요...

 

총수 : (사진 찍던 죽돌 편집장 보고) 너 책임지고 얘 퇴사 못하게 해!!!

 

새우 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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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 고용 기념 조개찜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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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비 살의 아찔한 녹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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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이 몰려오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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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 소금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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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양으론 어림도 없겠지,, 걍 기름두르고 지질까 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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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공지도 하기 전에, 이미 사내에 소문이 쫙 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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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수없이 찜기, 소금팬 투트랙으로 전술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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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이고 구이고 마구 섞여 무한 리필.

 

도화새우는 까놓지도 않았는데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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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러쉬가 끝나고 쉬어가는 타임을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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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머가뤼 바싹 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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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는 대가리가 진또배기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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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튀기는 냄새에 재등판한 두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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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 너!! 퇴사 금지!!

 

계속되는 종신 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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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머리 볶던 팬에 그대로 라면물을 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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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중 유일하게 도화새우를 위협할 수 있는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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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157마리의 골수가 녹아내린 극강의 새우탕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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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굳히면 묵이 될 것만 같은 파워 녹진함.

 

코스트대폭발 파슷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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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퇴사 금지는 노동법에 허락된 제도인가? 좋은 건가 아닌 건가? 뭔가 좀 이상하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 잘리지 않는 직장을 다니는 거니까 좋은 거겠지 뭐, 대충 넘어가기로 하고. 아무튼 또 회식을 거하게 잘 치렀으니 나에게 선물을 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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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할 때 보니, 도화새우 몇 마리가 용케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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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르타. 이거로 파스타 해무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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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가로 마리에 만 원이 넘는 독도새우로 파스타 해먹는 자는 적어도 지금 마포구에 나밖에 없을 것이다. 가슴이 웅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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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만 익힌 새우를 건져내고 면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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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물어보는 독자분들이 계시는데, 혼자 먹을 때 이렇게 신경 써서 담지 않는다. 팬 채로 먹지.. 나도 설거지 귀찮다. 이왕 하는 김에 기사 분량 몇 카트 더 먹으려는 콘텐츠 생산자의 강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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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하는 김에 잘해야지... 나는 종신 딴지회식추진맨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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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 대폭발, 독도새우 파스타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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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게 뭐 하는 짓이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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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가방에 운동복이랑 쉐이커 넣고 헬스장 가는 꼴이랄까...

 

다음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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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디 귀한 독도 새우를 챙겨주신, 

노량진 수산시장 90번 중도매인 엉클마린(링크)

 일동 여러분께 압도적 감사를 드립니다.

 

공지

 

다음 주 <근육병아리의 방구석 오마카세>는 지방 취재 일정으로 한 회 쉬어갑니다.

 

더욱더 알찬 삽질과 뻘짓으로 찾아오길 약속드리며,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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